예수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신 ‘불의한 집사’는 비윤리적이면서도 영리한 사람입니다.

집사의 주인은 재산을 제멋대로 낭비한 그를 해고하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의 살길을 찾으려고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불러 빚을 탕감해 줍니다. 주인은 매우 너그러운 사람이어서 집사의 이 그릇된 행동을 나무라지 않고 칭찬합니다.

실직의 위기에 있는 집사가 살아남으려고 애쓴 처사는 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치열한 생존 방식을 알려 주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비유의 결론으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

우리가 천상의 것을 추구하지만, 이 지상의 재물을 관리하는 데에도 성실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재물이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 주지 못하지만 재물로 사귄 친구가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우리가 빛의 자녀로서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더라도, 이 세상에서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하는 한 재물을 관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모든 삶을 섭리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게으르고 무질서하게 살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재물을 성실하게 관리하는 이유는 재물 자체가 우리의 구원을 보장하기 때문이 아니라, 성실한 삶이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세상의 종말이 온다고 하면서 이 세상에서 무질서하게 사는 사람들을 훈계하였습니다.
“묵묵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벌어먹도록 하십시오”(2테살 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