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집에 찾아온 손님을 잘 대접하는 것은 모든 이에게 필요한 덕입니다. 특히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자신들이 이집트에서 이방인이며 노예로 살았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신앙의 행위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마리아와 마르타의 집을 방문하십니다. 마르타는 음식을 잘 준비해서 예수님께 맛있게 대접하려고 했고,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손님을 맞아들이고 가장 잘 대접하는 것은 그분이 원하시는 것을 해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첫 번째 자세는 바로 듣는 것입니다. 손님의 뜻을 먼저 듣지 않고 자기의 뜻대로 차리는 것은 대접이 아니라 자기 과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리스도인의 접대는 자신의 삶을 완전히 뒤집어 변화되기를 바라시는 그분을 맞아들이는 것입니다. 내 자신의 삶의 공간을 ‘조금’ 내어 드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세상의 가치관을 버리고 그분의 가치관으로 채우는 것입니다.

삶의 주변에서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면 우리가 이웃이 되어 주고 봉사해야 할 이들이 보입니다. 모두에게 버림받은 노인이든, 불의하게 천대받는 외국인 노동자든, 삶의 의미를 상실한 노숙자든 모두 다 우리가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귀를 기울이기를 바라시는 주님의 초대요 부르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