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평화를 원하는데 세상은 그리 평화롭지 못합니다.

우리는 사랑을 원하고, 정의와 평등을 추구하는데, 세상에는 미움과 불의와 질투가 가득합니다.

우리 인간은 마음의 심연에서는 살아 계신 하느님을 찾지만,

현실에서는 부와 명예와 우상을 구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런 세상에 일흔두 명의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그들은 세상에 나아가 인간의 이러한 내면적인 갈등이 해소되고,

가장 심오한 원의들이 실현되리라고 선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어떤 집에 들어가든지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라고 인사할 것입니다.

사람이 가진 재산이나 입고 다니는 옷으로 그를 평가하는 이 세상에서

그들은 가난한 옷을 입고 돈주머니나 여행 보따리도 가지지 않고 그저 집주인이 주는 것을 먹습니다.

이로써 그들은 다가올 하느님 나라의 평화와 행복은

세상이 주는 부와 명예와는 차원이 다른 행복임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주시는 이 구원의 메시지는 세상의 메시지와 맞서야 하고, 이리 떼 가운데 있는 양들과 같습니다.

이러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늘 박해와 고통 등의 십자가가 뒤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십자가는 단순한 고행이나 윤리적인 삶, 또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따라 지는 것을 넘어섭니다.

십자가는 곧 다가올 하느님의 나라, 아니 이미 우리 가운데 시작된 새로운 나라에 대한 희망이고 확신이며,

그 나라를 미리 이 땅에서 실현하는 예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