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물론 교무금도 많이 내고 미사도 자주 봉헌하면서 예물을 많이 바치라는 뜻은 아닙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베풀라는 말씀이지요.
루카 복음 12장에는 재산에 관련된 여러 말씀들이 담겨 있습니다.
탐욕을 경계하라는 말씀에 이어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가 소개되고, 33절에는
“해지지 않는 돈주머니와 축나지 않는 보물을 하늘에 마련하여라.”라는 말씀이 나오는데, 여기에 담긴 의미는 “가진 것을 팔아 자선을 베풀어라.”라는 뜻임이 밝혀집니다.
가진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베푸는 사람은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이고(12,21 참조),
무엇을 먹을까 걱정하기보다 하느님 나라를 찾는 사람입니다(12,22-32 참조).
하느님께서는 이런 이들에게 당신 나라를 주실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만 재산을 쌓아 둘 뿐, 가진 것을 가난한 이들과 나눔으로써 하늘에 보물을 마련하지 않은 사람에게 그 재산은 영원한 생명은커녕 육체적인 생명도 보장해 주지 못합니다.
우리 인생은 사나 죽으나 언제든지 하느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한 해 가운데서 가장 풍요로운 날이 바로 오늘, 한가위이지요.
농사를 짓지 않는 이들에게도 한가위는 풍성한 날이고, 가진 것이 넉넉지 않아도 음식을 장만해야 할 것 같은 날입니다.
그러나 이런 날일수록 가난한 이들은 더욱 외롭기만 합니다.
넉넉한 이들끼리 선물을 주고받기보다는, 이 한가위가 더욱 허전한 이들, 소외된 이들을 기억하는 날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