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자주 쓰시는 목자와 양의 비유는 당시 유목 생활을 하던 유다인들에게 가장 친근한 비유였습니다.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양은 그의 인도를 받아 낯선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마침내 ‘푸른 풀밭’과 ‘잔잔한 물가’로 인도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문’으로 비유하신 말씀은 자못 의미심장합니다. 우리가 어떤 공간을 들어설 때 문을 통하지 않고서는 들어갈 수 없듯이,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통하여 들어가야 할 공간이야말로 참된 구원의 길임을 선언하십니다.

이런 의미에서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당신의 몸에 친히 지시고 십자 나무에 달리시어”, 그분의 상처로 우리의 병이 나았다고 고백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영혼의 목자이시며 보호자이시기에 그분의 부르심을 따르면, 우리가 설령 고난을 겪더라도 하느님의 자녀로 성장할 수 있는 은총을 입게 되기 때문입니다. 거짓 예언자와 지도자들이 난무하는 우리 시대에 예수님의 부르심에 귀 기울이고, 그분께서 열어 주시는 문으로 들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당장은 내 감각을 자극하고 장밋빛 희망으로 포장된 유혹의 손길이 곳곳에 퍼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타락한 세대로부터 자신을 구원하십시오.”라고 외친 베드로 사도의 경고가, 2천 년이 넘은 오늘에 더 절박하게 들리는 듯싶습니다.우리는 모두 거룩하게 살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특별히 성소 주일인 오늘은, 스스로 거룩하게 살면서 세상에 복음의 참된 기쁨을 선포할 성소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세상이 어두울수록 우리 교회는 거룩한 일꾼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용기를 갖고 기쁘게 각자 받은 부르심에 따라 충실히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