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의 얼굴이 해처럼 빛나고, 옷은 빛처럼 하얗게 변합니다. 이 모습이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실 예수님이십니다. 여기에 우리의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도 언젠가 영적인 생명을 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 있지요. 시련과 수난을 동반하는 현실이라는 삶입니다. 십자가를 짊어짐 없이 어찌 영광만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주님 말씀을 끝까지 믿고 따를 때 그런 영광을 차지할 수 있음을 오늘 제1독서에 나오는 아브람을 통해 알 수 있지요. 아브람은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는 앞이 캄캄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복을 주신다고 하셨지만, 아무런 보장도 없습니다. 하지만 아브람은 말씀을 따름으로써 역경을 축복으로 만들어 나갔습니다. 우리 역시 십자가의 길을 가야만 합니다. 그런데도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는 성급하게 말합니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빛과도 같이 변하신 예수님을 체험한 베드로는 그곳에만 머물러 있으려 하지요.이는 현실을 외면하는 자세라 하겠습니다. 현실이 아무리 힘들고 어둡다 하더라도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이 세상을 주님의 뜻에 맞도록 변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럴 때 불가능해 보이는 길을 끝끝내 걸어갔던 ‘아브람’이 새로운 사람 ‘아브라함’으로 변화되었듯이 우리도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