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을 바라보는 사람마다 기쁨이 넘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예수님께서 해마다 태어나시는 이유가 우리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오늘 복음처럼 우리도 온갖 부류의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합니다. 더욱이 우리는 세상의 가치관과는 달리 복음의 가르침을 따라야 하기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런 만큼 때로 황량한 사막에 들어온 느낌마저 들지요. 사막과도 같은 세상에서 영적인 물을 퍼 올려 세상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자 성탄의 의미를 되새겨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늘 함께 계시려고 새롭게 태어나셨습니다.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마태 1,23).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지요.

따라서 평화와 기쁨은 내 힘만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합니다. 이것이 성탄의 의미라 하겠습니다.

아울러 성탄은 이웃을 향한 의무의 시기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에 오시어 나와 함께 계시듯이, 나 역시 혼자가 아니라 이웃과 함께 사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