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세례자 요한은 유다 광야에서 회개하라고 외칩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회개하라는 요한의 외침이 선뜻 들어오지 않습니다.

살아가며 크게 잘못한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험한 세상을 살아가느라 힘들기만 하지요.

이런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보상은커녕 고통을 안겨 주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무엇을 회개해야 합니까? 요한이 원하는 회개는 하느님께서 안 계신 것처럼 살던 사람이 하느님께서 계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모든 일을 인간적 시각이 아니라, 하느님의 시각으로 보고 판단하겠다는 결심이 회개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침묵하시는 것처럼 보여도 끝내 외면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는 것입니다. 오늘 요한의 외침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려면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고통 속에서도 주님에 대한 확고한 신뢰심이 필요합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의 주관자는 하느님뿐이라는 것을 드러내시려고 우리에게 까닭 모를 어려움마저 겪게 하신다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기에 다른 사람이 지은 죄를 대신하여 속죄하려고 고통을 겪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이유 없는 고통까지도 주님 뜻으로 받아들이고, 끝내 이를 잘 극복한 분들은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고통과 행복의 의미를 하느님의 시각에서 새롭게 생각하지요.

오늘 세례자 요한의 외침대로 주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 나와 하느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이 무엇인지 묵상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