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야 예언자는 하느님의 산 호렙 동굴에서 주님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나와서 산 위, 주님 앞에 서라.” 그는 강한 바람과 지진, 불길이 지난 다음에야 하느님을 대면할 수 있었습니다.
엘리야는 잔잔하고 조용하게 부르시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주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들어 겉옷 자락으로 얼굴을 가린 채 동굴 어귀로 나왔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에 불타는 엘리야는 부드러운 미풍과 같은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찬 바람에 맞서 배를 몰고 가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바람이 그치는 모습을 보면서 제자들은 신적 현존을 체험하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알아보았습니다. 제자들은 살아 계신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동포인 유다인들이 그리스도를 몰라보는 것을 안타까워하였습니다. 유다인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자격과 영광을 받았음에도 그리스도를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을 믿게 할 요란한 표징과 기적을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주님께서는 우리가 역경 중에 헤맬 때 우리에게 용기를 주십니다. 존재 자체이신 그분께서는 조용히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우리가 아무 조건 없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을 침묵 중에 믿고 기다릴 때, 그분께서는 이미 우리 곁에 계십니다. 잔잔한 미풍처럼 그분께서는 우리의 고통스러운 실존을 감싸 안고 위로해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