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 안에는 수많은 이들이 현존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갓난아이를 돌보는 엄마처럼, 그 존재가 우리와 함께 있어서 우리가 볼 수도 있고, 만질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이나 연인처럼, 비록 멀리 떨어져 있어도 늘 서로 생각하고, 먼 거리지만 그 현존을 생생하게 느낄 때도 있습니다.그중에서도 인간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는 우리가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지만, 우리 존재의 근거가 되는 절대자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게 되고, 그분의 현존을 갈망하게 됩니다.
그분의 존재를 느끼면, 우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뢰감과 안정감을 얻게 되고,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합니다.”(사도 17,28)라고 고백하게 됩니다.그런데 사실은 우리가 그분을 갈망하고 추구하는 것처럼, 그분도 우리를, 아니 우리보다 더 우리를 그리워하고 갈망하셨다는 사실이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그분의 그 애타는 갈망이 결국 그분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의 구체적인 역사 안으로 들어오시게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미사성제 안에서 성체와 성혈의 모습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생명의 양식으로 전해 주십니다. 우리는 미사성제를 통해서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고, 그분을 우리의 삶 안에서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예수님의 현존을 바로 오늘의 내 삶 안에 다시 살아나게 하고, 나 자신의 삶을 예수님의 삶으로 바꾸어 줍니다.